시나리오 진입 조건 호소다를 짝수 번째에 선택하고 [2.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 1. 솔직히 지루합니다 → 1. 죄송합니다. 계속해주세요.] 혹은 [2.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 2. 재밌어요.] 선택 시 시나리오 발생.
이 글에서는 위의 조건과 다른 조건으로 진행하여 매혹의 화장실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시나리오로 들어간 분기는 나중에 올리지 싶습니다...)
그러면 제 차례네요.
저는 오늘 이 모임을 정말 기대하고 있었어요.
사카가미 군도 기대하고 있었나요?
1. 기대하고 있었다.
2.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3.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어라? 이건 꽤 큰 이벤트라고 생각했는데요?
적어도 저는 오늘 제일 큰 이벤트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렇구나, 사카가미 군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구나.
……조금 유감일지도.
그건 그렇고 7번째 사람은 어떻게 된 걸까요.
히노 씨도, 평소엔 실실거리면서 적당히 하는 것 같아 보여도, 할 때는 제대로 하는 사람이거든요.
분명 7번째 사람을 제대로 불렀을 거예요.
……그렇다면 7번째 사람이 약속을 어긴 걸까요.
그런 거라면 너무한 사람이네요. 곤란해지는 건 사카가미 군인데도요.
불쌍하게…….
아,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호소다 토모하루라고 해요. 2학년 C반입니다.
……저는 뚱뚱하죠?
괜찮아요,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요.
저는 제가 뚱뚱한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당연하잖아요.
신경 쓰고 있다면 살을 빼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살이 빠지지가 않아요.
체질이라고 하는 걸까요?
저도 말이죠, 이래 봬도 다이어트라는 걸 시도해 봤었어요. 단식했었거든요.
……그렇지만, 실패했어요. 도무지 참을 수가 없어서…… 먹어버리는 거예요. 주스도 좋아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거든요.
그러니까 금방 목이 말라서 수분을 원하게 되는 거예요.
물이나 차를 마시면 될 것 같죠?
그렇지만 주스 쪽이 맛있으니까요.
괜찮아요. 마음 쓰지 마세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모두 돼지, 돼지라고 하고, 말로는 안 해도 눈빛으로 느껴지고, 이젠 익숙해졌어요.
성은 가늘다(細い)는 뜻이면서 몸은 뚱뚱하다고 초등학생 때부터 놀림받았거든요.
그래요. 전 초등학생 때부터 뚱뚱했어요.
체질인 거예요, 체질.
옷 입는 것만 해도 힘들죠.
다들 옷을 고를 때, 색이나 디자인을 신경 쓰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거랑 연이 없어요.
디자인 같은 건 상관없어요. 제 몸을 맞는 옷을 찾는 게 문제예요.
그래서 어느샌가 평범한 가게에는 가지 않게 됐어요.
그래도 버리는 신이 있으면 주워주는 신도 있는 법이에요.
L사이즈 전문점이 있잖아요? 저를 위해 있는 듯한 가게예요.
사카가미 군은 가본 적이 있나요?
그런 가게에 들어가는 건 싫어요. 저 같은 사람들이 잔뜩 있어서, 왠지 괴로워져버려요.
그래도 지금 와서는 완전히 익숙해졌죠.
살이 쪘어도 살아가는 거예요.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마른 사람이 부럽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말하자면, 뚱뚱한 사람을 놀리듯 보는 사람들이 불쌍한 거예요.
마음이 삐뚤어져 있는걸요.
……그래도, 사카가미 군은 좋은 사람인 것 같네요.
네, 저는 알 수 있어요. 저는 영감이 예민하거든요.
그래서, 뭐라고 할까. 팟 느끼는 거예요.
사카가미 군은, 저랑 똑같은 종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네, 느끼는 거예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요.
죄송해요. 이야기가 서툴러서 재밌는 농담도 잘 못하거든요.
제가 농담을 해도 다들 웃지도 않고.
분위기를 깬다고 할까요.
타이밍도 놓치는 것 같아요.
다들 웃은 뒤에 그때서야 이해한다고 할까요.
살이 쪄서 둔한 게 아니에요. 성격인 거죠.
그래도 그런 저라도 영감은 예민해요.
영을 알 수 있거든요.
신기하죠. 특이 체질인 거예요.
살쪄서 그런 게 아니고요.
영감이 강하단 거니까요.
그래도 왜 살이 찐 걸까요.
몸을 움직이기 힘드니까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않게 돼요.
그러니까 살이 쪄요.
그래서 더 움직이지 않게 되죠.
되풀이하는 거예요.
움직이지 않아서 살이 찐 건지, 살이 쪄서 움직이지 않는 건지.
역시 움직이지 않으니까 살이 찐 걸까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 같네요.
아하하하하……, 아, 웃기다.
물론 살이 찐 거랑 영감이 강한 건 상관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영감이 강한 건 사실이에요.
지금까지도 몇 번이나 유령이란 걸 봤으니까요.
……있어요, 유령은.
왠지 저한테 보이고 싶어서 튀어나오는 것만 같아서 기쁘기까지 할 때도 있어요.
정말이에요, 유령은 진짜 있어요.
가위에도 자주 눌려요.
자고 있으면 갑자기 눌리는 거예요.
악몽을 꾼 건 아니에요. 꿈을 꾼 것도 아닌데 가위눌리는 거니까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제 자신이 가위에 눌렸단 걸 아는 거예요.
재밌죠. 그래서 눈을 떠봐요.
몸은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의식은 또렷해요. 오히려 깨어있을 때보다도 민감할 정도 아닐까요.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정신이 맑아요.
……그런데 몸은 움직이지 않아요.
처음엔 무서웠어요.
제 몸이 어떻게 되어버린 거 아닐까 싶어서 두근거렸죠.
그래서, 여러 가지를 봤어요.
본 적 없는 할머니가 가슴 위에 앉아있는 적도 있었죠.
무섭게 생긴 사람의 얼굴이 몇 개나 천장에서 빙글빙글 돌 때도 있었어요.
머리맡에서 아기가 몇 명이나 기어 다닐 때도 있었죠.
그렇지만 무섭지 않아요.
진짜예요. 익숙해지면 전혀 무섭지 않아요.
거짓말이 아니에요. 믿어주세요. 네?
……그 정도로 신기한 체험을 해봤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사카가미 군을 놀라게 하려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제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사카가미 군이 이해해줬으면 하는 것뿐이에요.
그게, 저는 사카가미 군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뭐라고 할까요.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할까.
형제처럼 느껴져요. 형제를 넘어서 쌍둥이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물론 지금까지 만난 적은 없지만요.
적어도 제 기억엔 없어요.
그래도 지금 정말 기뻐요.
이런 게 운명이란 거네요.
사카가미 군과 제가 만나는 건 운명이었던 거예요.
저는 사카가미 군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절대로 친구, 아니,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될 수 있어요.
저는 친구가 적어요.
적다고 할지, 진짜 친구는 한 명도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사카가미 군이라면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똑같은 게 느껴지니까요.
그렇죠? 사카가미 군도 그렇게 느끼고 있을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에요.
지금부터는 좋은 친구로 지내요.
왠지 부끄럽네, 아하하…….
오늘 저는 조금 이상한 걸지도 몰라요.
제 이야기가 지리멸렬한가요? 그렇지 않겠죠.
하지만 제가 긴장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심장 소리가 스스로 들릴 정도니까요.
그 정도로, 제게 있어서 오늘은 운명의 날이에요.
사카가미 군. 사카가미 군도 영감이 강한 거 아닌가요?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러니까 제가 지금 이 이야기를 한 거예요.
저기, 그렇죠?
분명 유령 같은 걸 본 적이 있을 거예요.
본 적 없을 리가 없어요.
진짜로 본 적이 없다면, 그냥 알아채지 못한 것뿐이에요.
사카가미 군 주변에는 많은 영이 있어요.
사카가미 군, 항상 유령과 같이 있단 걸 모르나요?
그래도 괜찮아요. 딱히 나쁜 짓을 당하는 건 아니니까요.
영을 부르는 체질인 거겠죠. 그냥 그럴 뿐이에요.
게다가 곧 있으면 유령을 볼 수 있게 되겠죠.
아니, 이미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제 이야기가 싫은가요?
그렇지 않겠죠? 저랑 친구가 되어줄 거죠?
아니, 이렇게 물어보면 실례구나.
이미 친구니까.
그래서 유령 이야기 말인데요.
역시 영이 느껴지는 장소란 게 있어요.
그것도 체질인 걸까요?
묘지에 가면 유령이 잘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병원에서 보는 사람도 있죠.
물론 어디 있든지 어느 정도는 느끼겠지만, 특히 강하게 느껴진단 거예요.
그래서 말이죠, 제 경우엔 그게 화장실이에요.
아하하하하…… 재밌죠?
하필 화장실이니까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화장실에도 유령이 있거든요, 희한하죠.
보통 지박령일 것 같지만요.
어째서 화장실 같은 곳을 고집하는 걸까요?
화장실이 고독한 느낌이라 고집하게 되는 걸까요?
……죄송해요. 재미없죠.
제 농담이란 게 죄다 이래요.
하지만 재미없단 걸 알아도 말해버리거든요.
그야 사람이라면 인기 있고 싶잖아요? 저는 그래요.
물론 지금의 스스로한테 불만이 있단 건 아니지만, 역시 주목받으면 기분이 좋으니까요.
사카가미 군도 그렇지 않나요?
화장실 이야기를 마저 할게요.
화장실에 있는 영들은 그렇게 성질이 나쁘지는 않아요.
애초에 왜 화장실에 있는지도 스스로 모르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가끔 있어요. 성격이 나쁜 영이.
그런 건 왜 화장실에 있는 걸까요.
역시 그곳에 화장실이 생기기 전에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거겠죠.
화장실이 생기기 전에는 묘지가 있었다든가. 아하하하하…….
그럴 리는 없으려나. 묘지 위에 화장실을 세웠단 이야기 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고요.
하지만 저는 그런 성질 나쁜 영이 눌러앉은 화장실에는 들어가지 않아요.
당연하죠. 저주당할지도 모르는데 무섭잖아요.
그런 건 저라도 싫어요.
유령을 보는 건 괜찮지만 저주당하는 건 당연히 무서워요.
그런 거죠.
……제 이야기, 지루한가요?
1. 솔직히 지루합니다.
2. 재밌어요.
3. 화장실 이외의 이야기를 해 주세요.
……아아, 그런가요.
역시 제 이야기 같은 건 들어도 재미없겠죠.
시시하겠죠. 그런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도 좋아서 여기 온 게 아니니까.
여기 꼭 와서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받아서 온 건데.
그러니까 이야기하고 있는 거야. 그런데 내 이야기가 지루하다니…….
지루한 이야기라면 그만하는 게 나을까요?
1. 죄송합니다. 계속해주세요.
2. 그만두는 게 좋겠네요.
……그런가요.
아하하하하, 그렇게까지 말하면 나도 할 말이 없는데.
그래도 일단 히노 씨한테 부탁받은 거고, 역할만큼은 다 하게 해 주세요.
금방 끝낼 테니까요. 정말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그는 뭔가 중얼거리며 화장실에 얽힌 괴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말투나 벌벌 떠는 모습이나, 하는 짓이 하나하나 거슬린다.
당황한 건지 이야기도 알아듣기 힘들다.
그리고 어느새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슬슬 그만 좀 해라, 어서 끝내…….
이런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간 내가 미칠 지경이다.
"죄송합니다. 끝났어요."
그의 말에 나는 정신이 들었다.
그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고 있다.
아무래도 끝난 모양이다.
나는 드디어 그한테서 해방됐지만 짜증은 풀리지 않았다.
아파시 1995 특별편 호소다 토모하루 ED01. 짜증 나는 녀석(イラつく奴)
'1995 특별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와 그녀의 비밀(후쿠자와 23번 엔딩) (0) | 2024.09.04 |
---|---|
향기로운 냄새(카자마 1번 엔딩) (0) | 2024.09.03 |
타카기 할멈(신도 3번 엔딩) (0) | 2024.08.27 |
거짓의 사랑(이와시타 2번 엔딩) (0) | 2024.08.24 |
게이머의 조건(아라이 2번 엔딩) (0) | 202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