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진입 조건 첫 번째 이야기꾼으로 신도 마코토를 선택.
그럼 내가 처음으로 이야기하지.
내 이름은 신도 마코토, 3학년 D반이야.
다들 구교사에 가 본 적은 있어? 지금은 쓰지 않는 곳이긴 하지만, 한 번 정도는 가 본 적 있겠지.
출입 금지인 데다가 낡아빠져서 묘하게 기분 나쁜 곳이지만 모험하기엔 최고야.
낮에 가도 두근거린다니까. 걸으면 지금이라도 무너질 듯 바닥이 삐걱삐걱 울려퍼져서, 그럼 마치 당장 누군가 쫓아오는 듯한 착각에 빠져.
그래서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다들 그런 경험 있어? 없나?
사카가미는 어때? 구교사에 가 본 적 있지?
그리고 음침하고 기분 나쁜 그 복도를 걸어본 적이 있지? (분기 무관)
1. 있다.
2. 없다.
없냐? 넌 용기가 없구나.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한 번 정도는 거기에 가봐야 된다고.
거긴 영이 꽤 있는 거 같더라. 담력 시험에는 딱 좋아.
좋아, 다음에 내가 데려가줄게.
특히 2층의 긴 복도부터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거긴 온도가 낮으니까 여름에도 서늘해서 마치 냉장고 안에 있는 거 같아.
게다가 낮에도 햇빛이 안 들어서 어둡고, 그 탓에 사람이 있어도 모르니까 수업을 빼먹기엔 절호의 장소지. 겨울엔 또 너무 춥지만.
그래서, 그 복도의 계단참에 큰 거울이 있어.
체경(體鏡)이란 거야. 전신을 볼 수 있는 세로로 긴 거울.
그 거울에 이상한 소문이 있어. 물론 난 안 믿지만.
아니, 믿지 않았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 거울의 이야기를 해줄게.
……꽤 전에, 우리 사이에서 그 거울이 꽤 화제가 된 적이 있어.
그 거울의 앞을 지나면 이상한 게 보인다던가, 자신의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던가 여러 소문이 돌았거든.
그렇지만 난 안 믿었어. 반 애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도 끼지를 못했고.
그게 어느 날, 요시오카 녀석이 내게 상담이 있다며 말을 건 거야.
요시오카란 놈은 항상 혼자 있던 어두운 녀석이었어. 나랑도 그렇게 안 친했고.
눈에도 안 띄고, 그 녀석이 뭘하든 딱히 흥미도 없었지.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도 흐릿한 놈이었어.
그 요시오카가 나한테 상담이 있다는 거야.
아마 그 녀석과 이야기한 건 처음이었으려나?
딱히 나도 거절할 이유가 없고, 일부러 상담이 있다고 말하니 못 들어줄 건 없었어.
그래서 상담을 들어줬지. 그 녀석은 처음엔 뭉그적거리면서 곤란해하는 것 같았는데, 소곤소곤 이야기를 시작했어.
어떤 이야기였을 것 같아?
1. 여자친구 이야기.
2. 공부 이야기.
3. 구교사의 거울 이야기.
그래. 그 녀석, 갑자기 그 거울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야.
수상한 낡은 책을 꺼내면서 말이야. 그걸 나한테 보여주더라.
그 책엔 거울 사진 한 장이 실려 있었어. 아무래도 영계로 향하는 마법의 거울이란 것 같더라.
"이 책에 있는 거울, 본 적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거 구교사에 있는 거울이랑 똑같잖아."
뜬금없이 그런 말을 꺼내는 거야. 난 웃어버렸지.
그런 건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거울이잖아.
그 책에 실려 있는 거울도, 구교사에 있는 거울도 어디서나 살 수 있을 것 같고 특이한 점이라곤 없는 평범한 거울이었거든.
딱히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봐도 싸구려인 것 같고.
그런데 요시오카 녀석은 겁나 진지하게 말했어.
"난 알 수 있어. 이 거울은 틀림없이 그 구교사에 있는 거울이야. 그리고 이 세계와 영계를 이어주고 있는 거지."
이렇게 말이야.
어이없어서 비웃음까지 나오더라. 적당히 좀 해달라고 하면서 상대도 안 해줬어.
당연하잖아? 근데 그랬더니, 그 녀석이 갑자기 화를 내버리는 거야.
"내 이야기를 안 믿는 거야!? 난 알 수 있어! 그 거울은 영계로 통한다고!"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시뻘겋게 해서는 부들거리는 거야.
놀란 건 내 쪽이라니까. 난 그렇게까지 화낼 건 아니니까 진정하라고 했어.
그랬더니 그 녀석이 같이 그 거울을 보러 가자는 거야. 지금 이야기가 진짜라는 걸 증명해보이겠다면서.
너무 진지하게 말하니까 나도 "어엉, 괜찮지." 이렇게 대답해버린 거야.
그래서 내가 바로 가려고 했더니, 그 녀석이 멈춰세웠어.
"지금은 안 돼. 새벽 3시 33분 33초가 아니면 증명할 수 없어. 그 시간에만 영계로의 문이 열리니까."
그런 헛소리나 꺼냈다니까.
그쯤되면 역시 나도 질려버렸으니까 그 이상은 상대해주지 않았어.
그 이후로 그 녀석이 말을 걸어오는 일도 없었지.
그런데 어이없게도 3일 후에, 요시오카가 나한테 와서 "오늘은 영기가 엄청 강한 날이야. 이런 날이면 절대로 성공하겠지. 증명해줄 테니까 말이야."라며 갑자기 말을 꺼낸 거야.
게다가 엄청 진지한 얼굴이었어. 처음엔 나도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어서 멍청히 있었지.
설마 그 거울의 이야기인가? 순간 생각났어.
그래서 그 날 밤, 학교에 몰래 들어가자고 하더라.
얌전한 얼굴을 하고선 대범한 놈이야. 나라 해도 밤에 학교에 와본 적은 없거든.
뭐, 농담이겠지 싶어서 가벼운 기분으로 대답했어.
"아, 그래. 새벽 3시에 교문 앞에서 기다릴게."
그렇게 말이야. 그 녀석은 기쁜 듯이 히죽거렸어.
그러고보니 그 녀석의 웃는 얼굴도 그 때 처음 본 거 같아.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 녀석의 웃는 얼굴이었던 거지.
그래서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좀 있다가 난 그 이야기를 까먹었어.
밤이 되어서 슬슬 잘까 할 때서야 요시오카의 얼굴이 문득 떠오른 거야.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가려면 아직 약속에 맞출 수 있는 시간이야.
그 녀석이 히죽거리던 걸 생각하면 왠지 잠도 안 와.
그렇지만 지금 학교에 가자니 진짜 귀찮지. 게다가 그 녀석이 오지 않았다면 멍청한 꼴이 되는 건 나잖아.
갈까, 가지 말까, 난 고민 했어.
결국엔 어쨌을 거 같아?
1. 학교에 갔다.
2. 학교에 가지 않았다.
밤의 학교는 기분 나빴어. 혹시 요시오카가 없으면 어쩌지 했는데, 있더라고.
교문 앞에서 마치 귀신마냥 우뚝 서 있더라.
손전등도 들고 말이야.
그리고 날 보더니 손에 든 손전등으로 비추면서 가까이 왔어.
웃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얼굴이 굳어 있더라고.
긴장하고 있는 건지, 얼굴은 땀에 젖어서 무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어.
"기다렸어. 이제부터 우린 영계를 볼 수 있어."
그렇게 말하는 요시오카야말로 유령 같아서 소름끼치더라.
"영계는 여러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해.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그 시간이 될 때까지는 몰라."
그렇게 말하면서 그 녀석은 갖고 있던 종이봉투에서 낡고 더러운 손거울을 꺼냈어.
그걸 나한테 슥 보여주더라.
"새벽 3시 33분 33초엔 말이지, 자신이 항상 쓰던 거울을 계단참의 거울에 비추는 거야. 그러면 두 개의 거울이 서로를 비추어, 거기에 기이한 것이 보인다고 해.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야. 뭔가가 나올지도 몰라. 기대된다."
그런 그 녀석의 거울은 무표정이었고, 정말 하나도 안 즐거워 보였어.
밤의 학교는 겁나게 무서워.
신교사여도 기분 나빴을 텐데 우리가 들어간 건 구교사였으니까.
그 무서움이 어느 정도인지 넌 모르겠지?
귀신의 집이라고 해도 이렇게 무섭진 않아.
요시오카 녀석은 의외로 담력이 있었어.
나도 꽤 쫄아 있었는데, 그 녀석은 성큼성큼 잘만 가는 거야.
새카만 학교를 손전등 하나로 척척 걸어가는 거지.
난 따라가는 것도 벅찼어. 구교사에 들어갔는데도 그 녀석은 무서워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더라.
밤이면 바닥을 밟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지.
끼익, 끼익, 끼익, 끼익. 유리를 긁는 듯한 소리가 주변에 울리는 거야.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안 들리잖아? 그러니까 그 소리가 묘하게 귀에 맴도는 거야.
낮엔 그렇게 느끼지 못했던, 낡고 썩은 나무 냄새도 밤이 되니 제대로 느껴져.
그 냄새가 숨만 쉬면 입 안에도 퍼지는 거야.
"다 왔다. 이제 곧 3시 33분이네."
갑자기 그 녀석의 발소리가 멈추고, 손전등이 거울을 비췄어.
영계의 거울이라니? 농담이겠지. 이딴 건 그냥 거울이잖아.
난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그 거울에 빨려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
"3시 33분이야. 거울을 비출 테니까 말이야. 괜찮지? 뭐가 있어도 놀라면 안 돼."
그러면서 요시오카는 손에 든 거울을 계단참의 거울 앞에 들이밀었어.
그랬더니, 어떻게 됐을 거라고 생각해?
1. 악마가 나타났다.
2. 죽을 때의 모습이 비춰졌다.
3. 무슨 소리가 들렸다.
4.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대로야.
거울을 마주보게 한 순간, 싫은 소리가 들렸거든.
그 소리는…… 요시오카의 목소리 같았어. 아니, 확실히 요시오카의 목소리였어.
요시오카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더니, 이렇게 말했어.
"오……우……우와! 대, 대단해! 거울을 마주보게 하면 이렇게 거울이 많이 비춰지는구나!"
………….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자식의 목덜미를 잡았어.
그랬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야.
"갸아악! 귀, 귀신이! 귀신이 내 목을……!!"
난 처음으로 사람의 목을 조르고 싶다고 생각했어.
살의……. 그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몰라.
평범한 고등학생에게 찾아온 첫 감각……! 그것은 살의.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끝.
……. 아니. 아니거든.
이걸로 이야기를 끝내려던 건 아니야.
그 후에 일어난 일이 중요한 거야. ……뭐가 일어났냐고?
그래, 악마가 나온 거야…….
잠깐. 뭐야 그 시선은. 못 믿는 거야? 뻥 아니라니까. 이야기를 좀 더 들어.
마주 보며 엄청나게 많이 비춰진 거울 중 하나에서 악마가 나타난 거야.
긴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늘어뜨린 악마는 여자 시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어.
그 녀석은 우리를 빤히 쳐다보며, 첫 마디로 이런 걸 말했지.
"손, 마시고 싶어……"
손을 마시고 싶다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잖아.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요시오카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손의 피를 마시고 싶은 건가요?"
그렇게 말하니 악마는 살짝 미소지었지. 이상한 표정이었어.
요시오카 놈은 홀린듯 맥없이 악마에게 다가가 팔을 내주려는 거야.
그 때, 내가 어떻게 했을 거 같아?
1. 그만두라고 외친다.
2. 요시오카의 팔을 잡아당긴다.
"그만둬!"
나는 힘껏 외쳤어. 그렇지만 요시오카는 내 말을 무시하고 악마에게 팔을 내줬지.
악마는 기쁜 듯이 요시오카의 손을 잡아, 고개를 수그리고 입맞춤을…… 하는 것처럼 보였어.
그렇지만 아니었지. 악마가 다시 고개를 들자, 그 입에는 한 줄기 피가…….
요시오카의 손에는 이로 물린 듯한 상처가 남았어.
악마는 속삭였지.
"이 피의 대가로 무엇을 바라지?"
악마는 나에게 물었어.
피를 마시게 해준 건 요시오카야.
그런데도 악마는 나한테, 무엇을 바라지? 이렇게 묻는 거야.
나는…….
1. 우선, 요시오카의 안부를 확인했다.
2. 우선, '돈을 바란다'고 말했다.
3. 우선, '여자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럴 리가 있겠냐!
난 일단 요시오카의 안부를 확인했어.
"요시오카, 괜찮아?"
대답은 없었어.
"요시오카……?"
악마의 마력에 이끌려 그만 팔을 내주었으니, 피를 빨린 쇼크로 기절해버린 걸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요시오카의 팔을 붙잡았어.
그랬더니…….
그 녀석은 눈을 뜨고 한 마디 말하더니, 다시 조용히 눈을 감았어.
그리고 그대로 눈을 뜨는 일은 없었지.
알겠어? ……죽은 거야.
악마는 말이지, 요시오카의 말을 듣고 만족한 듯한 얼굴을 하고서 사라졌어.
요시오카의 말은 악마에게의 부탁이었던 거겠지.
힘없이 늘어진 요시오카의 팔은, 피가 다 빠져나간 듯한 색이 되어 있었어.
많은 피를…… 빼앗긴 거야.
악마가 내게 '무엇을 바라지?'라고 물은 건, 요시오카가 이미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야.
피의 대가로,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준다……. 그런 악마가 이 거울에 숨어 있었던 거지.
나는 달려나왔어. 구교사에서 한시라도 빨리 도망가고 싶어서…….
요시오카가 마지막에 입에 담은 바람이, 내 머릿속에서 울리는 거야.
그건 나도 흔히 하는 말이었어. 표현은 다르더라도, 누구든지 한 번은 생각해봤을 게 틀림없어. 난 그렇게 생각해.
요시오카가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몰라. 다만, 그 녀석의 바람은 확실히 이루어졌어.
나는 생각했어.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걸 생각하면, 죽음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그 녀석이 죽기 직전에 뭐라 말했냐고?
알려줄게, 너도 조심해. 그런 걸 가볍게 말했다간 너도 그런 꼴을 당할지도 모르니까.
요시오카의 마지막 소원은 이거였어.
"편해지고 싶어……"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야.
다음은 누구 차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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