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선 퍼펙트 할배에서 [1. 1만 엔 → 1. 그 가게에 갔다. → 2. 맛있을 게 틀림없다.] 선택지로 진행한 이후부터 서술. 이전의 전개는 여기를 참고.
퍼펙트 할배(23번 엔딩)
더보기 시나리오 진입 조건 3회차 이후, 1번째 혹은 6번째 이야기꾼으로 신도를 선택. [3. 추천하시는 동아리가 있나요? → 3. 파르페 동호회]로 진행. 여, 사카가미라고 했지. 내 이름은 신도 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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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가미, 넌 어떻게 생각해?
그 1만 엔짜리 파르페가 맛있었을 것 같냐?
1. 맛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2. 맛있을 게 틀림없다.
그래, 넌 맛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냐.
정답이야. 실제로 그랬거든.
쿠리하라는 스푼에 크림을 듬뿍 담아서, 크게 입을 벌리고 먹었어.
그때부터는 순식간이었지.
쿠리하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아니, 숨 한 번조차 내쉬지 않고 파르페를 탐하기 시작했어.
그 녀석의 눈은 거의 굶어죽기 직전인 육식 동물이 오랜만에 사냥감을 본 듯한 눈빛이었지.
난 내 걸 먹는 것도 까먹고, 쿠리하라가 파르페를 먹어 치우는 모습을 계속 봤어.
베리 소스가 입가에 묻어서, 그게 생피처럼 보이기도 했지.
"쿠리하라. 그게 그렇게 맛있냐?"
쿠리하라는 아무 대답도 안 했어.
안 했다기보다도, 대답을 못한 거겠지.
내 질문에 대답하는 그 순간조차, 쿠리하라한테는 아까운 거야.
파르페는 순식간에 없어졌어.
먹는 걸 넘어 마시는 듯한 속도였어.
얼굴에 귀기가 서려있어갖고, 나도 더 이상 말을 걸질 못했어.
솔직히 조금 쫄았지.
그런 내 시선을 신경 쓰지도 않고, 쿠리하라는 순식간에 바닥의 콘플레이크까지 으득거리면서 매섭게 씹으면서 먹어 치웠어.
그 뒤로도, 그 녀석은 잔에 묻은 크림도 남기지 않으려고 필사적이었지.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스푼으로 일일이 걷어내서는 핥았거든.
할배는 그런 쿠리하라를 지켜봤어.
"너무 주책맞게 먹는 거 아니야?"
내가 농담을 해도 아무 반응도 돌아오지 않아.
오히려, 녀석의 행동은 심해졌어.
계속 귀신같은 형상으로, 잔을 직접 핥기 시작하는 거야.
자기 침으로 끈적끈적해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쿠리하라는 몇 번이나 잔을 핥았어.
그 다음은, 스푼. 계속해서 스푼을 핥아댔지.
아무래도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무슨 말을 해도 듣질 않는 거야.
어깨를 흔들어봐도 반응이 없어서,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 같았어.
그러다가 스푼에 베인 건지 쿠리하라의 혀에서 피가 흘렀어.
그런데도 쿠리하라의 폭주는 멈추지 않아.
피가 흐르고 혀에 계속 상처가 나는데도 개의치 않고, 진작에 온데간데 없어진 파르페에 계속 열중했어.
이거야 뭐, 완전 맛이 가버렸다고 생각했지.
"이봐, 할배! 파르페에 뭐 넣은 거야?!"
할배한테 소리쳐봤자 아무 대답도 없었어.
여전히 기분 나쁜 미소로, 쿠리하라를 계속 보고 있었지.
"쿠리하라, 그만 좀 해! 듣고 있냐!?"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입가가 피투성이가 된 쿠리하라를 후려쳤어.
쿠리하라는 뒤로 쓰러지고, 스푼은 멀리 날아가고, 충격으로 떨어진 유리잔은 산산조각이 났어.
미안하다곤 생각했지만, 정신 차리게 하려면 그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
나름 힘에는 자신이 있으니까 말이야.
이렇게까지 했으면 역시 폭주가 가라앉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잘 흘러가지가 않았어.
일어난 쿠리하라는 바닥을 기어서, 깨진 유리잔 조각을 입에 넣기 시작한 거야.
급하게 목덜미를 잡아서 말렸지만, 파편은 이미 쿠리하라 입안에서 아드득거리며 으깨지고 있었어.
아무리 나도 그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을 때, 할배가 갑자기 입을 열었지.
"어떠십니까? 제가 정성껏 만든 파르페는, 맛있나요?"
"이 자식, 지금 그런 말이나……"
할배는 입을 크게 열고, 불쾌하게 낄낄거리며 웃었어.
이도 듬성듬성 빠져 있었지.
순간 화가 치밀어서 때리려 했지만, 이상하게 섬뜩해서 순간 망설인 거야.
"마음에 들어 하시니 다행입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할배는 갑자기 쿠리하라의 머리를 손으로 덥석 쥐었어.
난 스스로의 눈을 의심했지. 그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가락이 내 눈앞에서, 쿠리하라의 머리로 파고드는 거야.
뭐가 일어나고 있는 건지, 전혀 믿기지 않았어.
내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새에, 할배의 손가락은 이미 한 마디 정도가 쿠리하라의 머릿속에 파고들었어.
그리고 어땠는지 알 것 같아?
순식간에 쿠리하라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는 거야.
동시에 아까까지 멀쩡했던 피부가 한순간에 건조해졌어.
햇빛에 말린 건어물처럼, 확연하게 말라비틀어졌지.
그 대신 할배의 안색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어.
사막 같은 피부였던 주제에, 단숨에 젊은 사람 같은 피부가 된 거야.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저는 당신 같은 사람을 계속 찾고 있었답니다.
비싼 돈을 내서라도 이걸 맛있다며 먹어주는 '적정'한 사람을 말이죠."
난 움직이지 못했어.
이 할배는 평범한 게 아니야.
쿠리하라는 이미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어.
아무리 봐도 살아나지 못한단 게 명백했지.
"어떠십니까? 제가 정성껏 만든 파르페는, 맛있었나요?"
할배가 기분 나쁘게 히죽거리면서 내게 가까이 왔어.
"저딴 맛없는 거, 먹을 리가 없잖아!"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것만이, 내 최선이었지.
할배는 그렇냐며 아쉬운 듯이 중얼거렸어.
그리고 쿠리하라의 찌꺼기를 질질거리며 주방으로 끌고 갔지.
아무래도 나한텐 관심이 없어진 것 같았어.
겨우 움직일 수 있게 된 나는, 그 가게에서 쏜살같이 도망쳐 나왔어.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할배는 쫓아오지 않았어.
돌아가고 나서, 먹었던 파르페를 토해내려고 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어.
확실히 먹었을 텐데 말이지.
그날 이후로 쿠리하라는 학교에 오지 않아.
집에도 가지 않았다는 것 같아.
그야 그렇겠지.
그런 꼴이 되어버렸는데, 살아있을 리가 없어.
지금쯤, 그 할배 손에…… 아니, 됐다.
아마 그 가게는 표적을 기다리는 개미지옥 같은 거였겠지.
가격이 비싸든 싸든, 그런 것도 신경 쓰지 않게 되어버릴 정도로 집착하게 된 '적정'한 녀석을 기다리는, 그런 개미지옥.
그 가게는 어느샌가 사라져버렸어.
내가 다음에 들렀을 때는 흔적도 없었지.
애초에 거기엔 정말 가게 같은 게 있었던 걸까?
그때 있었던 일은, 전부 내가 악몽을 꾼 게 아닌가 싶을 정도야.
아, 그래.
쿠리하라는 없어졌으니까 네가 당장이라도 파르페 동호회의 회장이 될 수 있겠네.
그런데 사카가미, 혹시 네가 어디선가 파르페를 먹을 땐 조심해라.
거기에 기분 나쁜 영감은 없어?
이상하게 비싼 가격은 아니고?
혹시 그런 가게에서 맛을 물어본다면, 절대로 맛있다고 하면 안 된다. 알았지?
……이걸로, 내 이야기는 끝이야.
ED024. 지고의 대가(至高の代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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