鳴神学園 新聞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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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 7. 3. 04:16

이 글에선 충독의 지하실에서 [2. 바로 지하실로 향했다 → 1. 남학생] 선택지로 진행한 이후부터 서술. 이전의 전개는 여기를 참고.

 

충독의 지하실(최종편 34번 엔딩)

시나리오 진입 조건 신도 22번 엔딩 「강함」, 아라이 10번 엔딩 「전쟁 속의 우정」, 카자마 1번 엔딩 「향기로운 냄새」, 호소다 15번 엔딩 「배신자는 누구일까」를 봤을 경우 7번째 이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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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인간이 분비한 때, 땀, 분뇨.
무엇보다 심한 건 부패한 냄새야.
그것들이 밀폐된 낡은 지하실에 갇히고, 뒤섞이고, 숙성돼서 코를 비트는 듯한 공격적인 냄새가 된 거지.
그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키미즈카는 토해버렸어. 그리고 현기증과 싸우며 계단을 내려왔지. 손전등으로 발 밑을 비추면서 신중하게.

그래, 넌 어느 쪽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해?

키미즈카가 지하실에서 마주친 것.
남학생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여학생일까?

 

1. 남학생.

2. 여학생.

3. 모르겠다.

 

그래, 손전등의 동그란 빛에 비친 건 너클을 낀 남자의 뒷모습이었어.

완력의 차이를 따지면 당연한 걸까.

 

남학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흔들흔들 휘청거리고 있었어.

그 혈기왕성하고 빈틈 없던 남학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힘없는 움직임이었지. 

 

"……이봐."

 

말을 걸었지만, 반응은 없어.

 

"따라와."

 

키미즈카가 명령하자, 그 어깨가 움찔 떨렸어.

앞서서 계단으로 향하자 따라오는 느낌이 났지.

그 뒷모습의 인상과 마찬가지로, 생기 없는 발소리가 뒤를 따라왔어.

 

악취가 가득하고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그건 꽤 공포를 자아냈지.

뒤돌아봐서 확인해야만 한다는 마음과, 뒤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공포가 동시에 피어나 마음을 조금씩 좀먹었어. 

 

키미즈카가 빠르게 걸어서 지하실로 나가려고 하던, 그때였어.

뒤에서 불쑥 튀어나온 두 팔이, 키미즈카의 목을 휘감는 거야.

 

"……넌, 못 나가."

 

그건 너클을 낀 남학생의 목소리였어.

눌러 죽인 울림에선 격한 분노가…… 요컨대, 그가 제정신인 게 틀림없이 느껴졌어.

 

등뒤의 팔과 몸에서 풍기는 건, 충독이라는 울림에 따라오는 신비한 공기 같은 게 아니라, 며칠 동안 구속당한, 살아 있는 남자의 동물적인 악취.

 

"웃기지 말라고……"

 

배를 울리는 듯한 저음으로 중얼거리고, 키미즈카의 목을 꽉 조여왔어.

키미즈카는 괴로움보다도 크게 실망하고 충격받았어.

 

제대로 했는데 충독은 완성되지 않았다.

살아남은 건 단순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계속 동경했던 충독은 가짜였다.

난 크게 배신당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충독은 왜 완성되지 않았을까?

사람이 해서? 지하실을 상자로 써서?

이미 전제부터 틀려서, 충독 같은 주술은 가짜였던 걸까?

 

뭐, 충독 자체가 실존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이 건에서만큼은 키미즈카 자신도 모르는, 어떤 실수가 있었어.

제대로 했다면 너클을 낀 남자가 충독이 됐을 텐데, 톱니바퀴가 틀어진 바람에 모든 게 잘못 됐단 거야.

그 힌트는, 키미즈카가 확인하지 않았던 비디오 속에 제대로 담겨 있었지.

 

일곱 명이 갇혀서 여섯 명이 사망했단 건데, 그 흐름을 다시 한 번 따라가 보자.

 

우선 첫 번째 사람. 이건 키미즈카가 조정을 대충 한 전류가 원인으로,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서 사망.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사고사겠네.

하지만 근본적으로, 키미즈카가 전류를 너무 세게 한 탓이니까 키미즈카의 손에 살해당한 셈도 돼. 

 

두 번째 사람. 크게 틀어진, 위화감 있는 아이돌 노래를 듣는 바람에 지병인 심장 발작을 일으켜 쇼크사했었지.

이것도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키미즈카의 악의로 죽은 거라 할만 하지.

 

그리고 세 번째 사람.

가슴을 찔려 죽은 남학생인데…… 여기서부터가 재밌어.

넌 범인이 누구였다고 생각해?

하하, 이게 또 걸작이거든…….

 

피해자는 무기고에서 식칼을 훔쳐내, 그걸 자신의 「방」으로 가지고 돌아왔을 때, 자다가 뒤척인 사람의 발에 걸려 넘어진 거야.

그리고, 운 나쁘게도 자기 가슴에 푹!

 

그가 식칼을 가져간 이유는,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한 마디로 말하자면 사고. 멍청한 이야기지.

 

네 번째는 청산가리로 중독사한 여학생.

페트병에 독을 주입한 사람 말이지, 듣고 놀라지 마.

사실은 그녀 자신이었어.

적당히 때를 봐서 다른 사람의 페트병이랑 바꿔칠 생각이었겠지만, 헷갈려서 자기가 마셔버린 거야.

 

다섯 번째, 미친 남학생의 음독사.

이건 틀림없는 자살이야.

싸움이 있었다고 한다면, 자기 자신에게 싹트고 있던 타인을 향한 살의와의 싸움……이란 걸까. 

 

그리고 여섯 번째 여학생은, 궁지에 몰려서 자살한 거야.

 

너클을 낀 남학생에 목을 졸려, 고통에 몸부림치는 키미즈카의 시야에는 쓰러져 있는 그녀가 보였어.

키미즈카가 떨어뜨린 손전등 불빛이, 쓰러져 있는 그녀의 피투성이인 오른 손목과, 반대 손에 쥐어진 커터칼을 비추고 있었지.

 

"저 여자…… 나한테 못 이길 거라 생각한 건지,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불쌍하잖아."

"윽, 으으윽……"

"아직 죽기엔 일러. 쉽게 죽어버리면, 우리의 원한은 어떡할 거지? 더 괴로워하고, 괴로워하다가 죽어야지. 응?"

 

너클을 낀 남자는, 가능한 만큼 저주를 담아 속삭였어.

키미즈카는 너클을 낀 남자의 바람대로, 눈을 뒤집고 거품을 물며 괴로움 끝에 절명했지.

 

자, 내막을 공개할까.

키미즈카가 충독을 만드는 과정에 무슨 착오가 있었냐면, 요컨대 그건 『아무도 서로를 죽이지 않았다』라는 점에 불과해.

서로 죽이고 먹지 않으면, 원한은 축적되지 않으니까.

 

게다가 원한이 향한다면, 그건 키미즈카겠지. 방 안의 피해자 동료들이 아니라.

거듭 말하지만 충독이란 건, 증오나 원한을 서로 먹어치워 성장하는 주술……

다시 말하자면, 먹히는 자에서 먹는 자로 흘러들어가는 음(陰)의 에너지 그 자체가 「독」이니까.

 

이런 우연이 계속되어버린 지하실에서는, 자라야 할, 부풀어 올라야 할 독의 싹 자체가 태어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키미즈카는 응보를 받은 거야.

예상대로 서로 증오하고 노려보며 죽이기만 했다면, 사상 최초의 인간 충독이 태어났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뭐, 아무래도 좋아. 

 

문제는 목을 졸린 끝에 목뼈가 부러진 키미즈카는, 진정한 의미로 죽지 못했다는 거야.

분함과…… 그리고, 그 지하실에 가득한 묘한 공기 탓일지도 모르겠네.

 

키미즈카가 분한 건, 살해당해서가 아니야.

지하실에 가둔 인형들이 엉망인 탓에, 충독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해서지.

그건, 정말로 유감이었어…….

 

……유감, 이었다?

나는 히노 선배의 말에 의문을 품었다.

유감이라니, 무슨 의미지? 

 

"……그러니까, 재실험이다."

 

 

 

히노 선배의 목소리는, 중간부터 흐려져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실험?

실험이라니 뭐지?

애초에 여긴 어디인 걸까. 

 

나는, 내가 있는 곳이 평소의 부실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무덥고 답답한 공기가 가득 차, 엄청난 악취가 난다.

숨이 막혀온다.

신선한…… 밖의 공기를 마시고 싶다.

창문을 열자. 

 

어라……? 창문이 없다.

신문부라고 불편한 부실을 줬구나.

문을 열자. 조금은 시원해지겠지. 

 

……이상하다. 문이 열리지 않아.

유난히 무거운 철문은, 녹이 슬어서 자물쇠도 열기가 어렵다.

 

응? 내 오른손에 뭔가 쥐어져 있다.

 

……맞다, 이거. 얇은 못.

이게 있으면 저걸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지.

나는 쪼그리고 앉아, 픽킹을 해봤다.

 

ーー아파!!

손에서 팔로, 어깨로, 가슴으로, 흉폭한 뱀장어가 파고드는 듯한 격통이 느껴진다.

몸이 떨린다. 온몸이 한천(寒天)이 된 것 같다.

의지할 곳 없이, 심하게 부들부들 떨리는 내 몸.

 

힘없이 계단에서 미끄러져, 등 뒤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두개골이 중력에 이끌려, 목이 꺾이자 계단 아래에서 동요하며 이쪽을 보고 있는 모두와 눈이 마주쳤다.

목의 뼈가, 부러졌을지도 모르겠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어째서 내가 이런 꼴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 

애초에, 여기는 어디고, 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이제부터…… 뭘 해야 하는 거지?

 

사방에서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무언가 각자 외치고 있다.

걱정해 주는 걸까.

멍청하다고 비난하는 걸까.

 

……괜찮아.

나는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

죽지 않을 수 있다.

 

나의 고막에는 이미, 소리로 느껴지지 않는 잡음을 뚫고, 히노 선배……였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전구 하나가 켜져 있을 뿐인, 좁은 지하실에…….

 

"자. 이번에야말로, 서로 먹어 치워." 

 

 

 

 

 

아파시 1995 특별편 7번째 이야기 ED31. 충독의 지하실(蟲毒の地下室)